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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오피스
* 인터넷 문서의 한계로 고대 그리스어의 소문자 파이는 여기서는 j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라캉적 관점에서 박찬욱 감독의 (2022)에 대한 몇몇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 전에 라캉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라캉과 영화라는 주제를 다루는 일은 곤혹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라캉은 영화에 대해 거의 말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후기 세미나 어디에선가 오시나 나기사 감독의 (1976)에 대해 ‘이 영화는 일본에서만 나올 수 있는 영화였다’는 짧은 언급을 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한 그것이 전부다. 아마도 사람들이 라캉을 영화와 자꾸 관련시키는 것은 라캉 자신이 아니라 지젝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지젝은 라캉이 아니다. 우리는 라캉 자신의 관점을 알아보고 그 관점에서 영화를 ..
에서 버틀러는 종종 정신분석에 대해 오해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라캉에 대한 오독은 문제가 많다. 이는 특히 지난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이성애와 동성애 사이에 근본적 단절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오히려 라캉이 더 잘 설명하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버틀러가 라캉을 오독했다고 할지라도, 그녀의 젠더 형성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 자체를 기각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상세한 연구를 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들어가기 앞서서 중요한 개념 구분을 할 필요가 있다. 라캉은 성별들의 구조적 위치를 규정하기 위해 두 가지 축을 도입한다. 하나는 사랑의 요구의 축이고 다른 하나는 욕망의 축이다. 여기서 사랑의 요구의 축이란 타자가 자기를 욕망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따라서 사랑의 요구를 한다는 것은 자신이 욕..
이 글은 2019년 봄호에 출판되었던 글입니다. 여기 공개하는 판본은 편집 이전 본이니, 논의나 인용은 출판본으로 해주시길 바랍니다. 예술의 비판 기능과 유희 기능의 종합을 위한 성찰 알튀세르와 블랑쇼를 중심으로 최 원(단국대) 이 글은 이른바 ‘정동 이론’을 비판하는 관점에서 예술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특히 예술의 비판 기능과 유희 기능의 종합이라는 오래된 난제에 어떻게 답할 수 있는가를 성찰해 보기 위한 글이다. {주1/ ‘정동 이론’에 대한 비판으로서 우리가 준거로 삼는 논의에 대해서는 최원 [‘정동 이론’ 비판: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론과의 쟁점을 중심으로], {문화/ 과학} 통권86호(2016 여름)를 보라. 이 논문은 최원, 『라캉 또는 알튀세르: 이데올로기적 반역과 반폭력의 정치를 위하..
라캉의 범죄적 주체 분석: 인간만이 범죄를 저지른다 최원 (단국대) * 이 논문은 2020년 봄호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여기 공개하는 판본은 편집 이전의 것이므로 인용이나 논의를 불허합니다. 1. 들어가며 인간만이 범죄를 저지른다는 말은 일견 뻔한 말(truism)처럼 보인다. 지켜야할 법을 가지고 있는 존재인 인간만이 그 법을 위반하는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종 우리는 이른바 “천인공로 할 범죄”를 마주할 때,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그는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다!”라고 하지 않던가? 이런 두 가지 상반된 태도 사이에서 혹자는 모종의 타협을 시도하며, 인간은 동물이면서 동시에 동물 이상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동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