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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오피스

* 20년 전, 뉴 스쿨 대학 석사시절 때 썼던 에세이다. 학술지에 출판된 적은 없다. 헤겔은 정신(Spirit)에 도달하기 이전, 의식이 통과하게 되는 그 모든 형상들은 정신 그 자신의 추상적인 자기-분석을 구성할 뿐이라고 말한다. ‘실제’ 역사는 정신과 함께 시작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헤겔은 정신의 그 긴 여행의 출발점에 ‘허구’의 분석, 즉 소포클레스의 문학작품 『안티고네』의 분석을 위치시킨다. 따라서, 앞서의 진술 속에서 ‘실제’(“실제 역사...”)라는 수식어가 의미하는 바는 통상적인 이해를 벗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역사는 의식이나 자아(the Self)로부터 독립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객관적’인 역사를 지시하지 않는다. 반대로 정신은 정확히 자아와 세계가 더 이상 그렇게 대립된..

이 글은 2000년대 초반(아마 2003~4년 경)에 썼던 글이다. 원래 영어로 쓴 것을 나중에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출판된 적은 없다. 아마 이대로 출판하지는 않을 거 같다. 이 글을 여기 올리는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인 철학오피스 세미나 교재인 아즈마 히로키의 2장에서 루소-칸트와 헤겔 간의 쟁점에 대한 아즈마의 논의가 문제가 많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아즈마는 헤겔을 단순히 국가주의자 및 내셔널리스트로 몰아붙이고 있고 게다가 칼 슈미트로 가는 길을 닦았다는 식으로 비난하는데, 이는 전혀 동의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발리바르가 헤겔의 인륜(지틀리히카이트)을 시빌리테의 정치의 가장 중요한 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는 것은 어떤 견지에서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않는 문제 또는 모순이 여전히 있..